패스트 패션의 재활용이라는 거짓말
처음엔 뭔가 싶어서 한참 들여다봤다.
사진 밑에 조그만 글씨로 설명이 쓰여 있었다.
"Textile waste pollutes the shoreline at Jamestown in Accra, Ghana"
(가나 아크라의 제임스타운 해안가를 오염시키고 있는 섬유 폐기물)
나도 가끔 즐겨 입지 않게 되는 옷은 아파트 단지에 마련되어 있는 수거함에 넣곤 하는데..
그런 옷들이 가나의 해안가에 저렇게 버려져 쌓여 있을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가디언지의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섬유 폐기물의 단 1%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재활용률이 이토록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섬유 폐기물 자체의 총량이 어마어마하다는 데에 있다.
트렌디하고 저렴한 의류를 대량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성행하면서 큰 고민 없이 옷을 사고 버리는 소비 패턴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탓이다.
수선을 해서 입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저렴할 정도이다 보니 고가 브랜드의 제품이 아닌 이상 '수선을 해서 입자'는 캠페인으로는 문제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
프랑스처럼 패스트 패션 기업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한편 소비자인 우리 또한 가나 시민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 절제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가나 해안가의 바닷물이 언제나 가나 해변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린 알고 있지 않나.
비슷한 스타일이나 기능의 옷이 옷장에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가능하면 한철 입고 버릴 옷보다 오래 아껴 입을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똑똑하고 윤리적인 소비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