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초가공 식품 본문

Healthy Lifestyle

초가공 식품

水晶 2024. 11. 1. 12:31

온라인 북클럽에 올라온 신간 중에 '초가공 식품'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썩지 않는 식빵에 대한 경고는 꽤 여러 번 접했지만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대한 경고가 신선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눈을 감고도 빙그레 투게더와 롯데 프라임, 나뚜루 바닐라의 맛을 구별할 만큼 아이스크림 마니아인 나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원서를 검색했다.

오.. 타이틀이 훨씬 원색적이다.

Ultra-processed people (초가공된 사람들).

너무 많은 가공을 거쳐 음식이라 할 수 없는 음식을 먹고사는 우리를 일컫는 말이리라.

 

저자는 크리스 반 툴레켄 (Chris van Tulleken)
영국 출신의 의사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우리는 왜 음식도 아닌 것을 먹고 있는지. 그리고 왜 먹는 걸 멈출 수 없는지 열과 성을 다해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식품 업계를 취재해 고발하고, 정부가 건강에 해로운 초가공 식품을 규제하고 세금이라도 부과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시민들을 독려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BBC 방송을 통해 아주 재미있는 실험을 감행했는데.. 바로 한 달 동안 끼니의 80%를 초가공 식품만으로 먹는 실험이었고 결과는 시청하는 내가 다 괴로울 정도였다.

우선 변비가 생기더니 불면증에 두통까지 나타났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체중이 무려 6.5킬로나 증가했다.

가장 심각한 변화는 뇌에서 일어났는데 초가공 식품 섭취 이후 크리스의 뇌에는 새로운 회로들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뇌의 보상센터(reward centers)와 반복 행동(repetitive automatic behaviour)을 주도하는 영역 사이를 잇는 '보상 회로'가 바로 그것이었다.

다시 말해 크리스의 뇌가 초가공 식품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단 한 달 만에.

 

초가공 식품이라고 해서 별개 아니다.

식사 대용의 시리얼,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 라면, 냉동 만두, 소시지, 햄, 통조림.. 간식으로 먹는 초코바, 과자, 아이스크림, 빵, 주스와 탄산음료.. 야식의 꽃인 치킨과 피자까지

대부분 현대인들이 최소 하루 식사의 절반을 초가공 식품으로 채우고 있지 않을까 싶다.

크리스의 말대로 이건 시민-정부-기업이 협력해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각자가 건강을 위해 초가공 식품을 피하려는 노력은 불가피하다 (특히 중독에 취약한 어린이와 뇌질환에 취약한 50세 이상은 반드시).

 

 

 

'Healthy Lifesty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개골 염증 (슬개건염)  (0) 2025.01.19
심야전기 보일러 적정 온도  (0) 2024.12.29
고기를 적당히 먹어야 하는 이유  (0) 2024.09.04
피끄니크 비스트로  (0) 2024.07.17
100년 무릎  (0)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