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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Pace
이번 여름 방학 때는 지난봄부터 눈여겨봤던 서예 공방에 등록을 했다. 쉼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그 에너지가 다 어디 갔을까 ㅠㅠ), 어머니께선 서예를 하면 성격이 좀 차분해질 수 있을까 싶어 동네 서예학원에 등록을 시켜주셨다.30분 정도 먹을 갈아 먹물을 만들어 놓으면 할아버지 선생님께서 그날 익혀야 할 글자들을 써주셨고 난 비슷하게나마 써보려고 애썼다. 꼬박 두 시간을 꼼짝없이 앉아 쓰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재밌던 기억 때문인지 서예는 언젠가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분야였다. 마침 주말마다 방문하는 부모님 댁 근처에 서예 공방이 생겨서 시작이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강사도 차분하니 실력도 좋고 수강생들도 모두 친절해서 분위기가 좋다 (수업이 없을 때는 공방을 수..
텀블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그림을 그려서 텀블러 외관을 꾸밀 수 있는 제품이 있길래 애덕의 집 미술시간에 사용하기 위해 구매!베로니카 수녀님을 위해 여분으로 한 개를 더 주문했고 도안에 필요한 사진까지 지난 일요일 수녀님께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해서 야무지게 찍어왔다.종이가 황목이라 세밀한 표현이 쉽지 않았지만 수녀님께서 무척 좋아하실 것 같은 디자인에 나름 흡족AI 툴과 컬러프린터를 사용하면 5분 컷이겠지만 아날로그 정성을 쏟아 완성해 보기로! =============애덕의 집 미술수업을 코 앞에 두고 부랴부랴 완성! 색을 입히니 수녀님의 특징이 사라져 조금 아쉽다. 한토그래프 작가는 얼굴을 손톱 크기만 하게 그려도 누군지 단번에 알겠던데.. 갑자기 초상화를 제대로 배워 보고 싶네 ㅎ ..
이번 주 애덕의 집 미술시간에는 여름 더위를 날려줄 모시부채에 그림을 그려보기로 해서 베로니카 수녀님께 드릴 부채에 미리 그려봤다.수녀님께서 나처럼 보라색을 좋아하셔서 도안은 등나무꽃으로 낙점!한 폭의 동양화처럼 그려보고 싶었지만 재주가 미천하여 수채화처럼 열심히 채워 넣었다 ^^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해방감작년 9월에 제출했던 논문이 6개월 만에 major revision(대대적 수정 ㅠㅠ)으로 돌아왔고 겨우겨우 수정해서 오늘 제출!이전 같으면 학기 중엔 논문 작성은 꿈도 꾸지 못했을 텐데, 내겐 여전히 어려운 영작을 대신해 주고, 며칠 전에 써놓았던 내용을 간단하게 브리핑까지 해주는 쳇GPT 덕분에 감히 수정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이러다 진짜 AI가 인간의 지침이나 검토 없이도 완벽한 논문을 쓰게 될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소름.. 공교롭게도 이번 달 참여연대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어 볼 책이 인공지능과 타임슬립, 시뮬레이션 우주 등 다양한 과학이론을 접목한 SF소설집, '빛과 영원의 시계방'이었다.책의 타이틀이 예뻐서 읽어보고 싶다고 투표했던 건데.. 이렇..
지난 7월부터 격주로 애덕의 집에서 미술 수업 봉사를 하고 있다.이번 주에는 크리스마스 입체 카드 만들기를 했는데, 나도 베로니카 수녀님을 위해 수녀님께서 좋아하시는 토토로를 모티브로 카드를 만들어 봤다.갈 때마다 환대해 주시고 수시로 들여다보시며 도움을 주려고 애쓰시는 그 마음이 '예수의 얼굴'이라는 의미의 수녀님의 세례명과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완성품을 보고 싶어하셨지만 우편으로 보내드리겠다고 하고 집으로 가져왔다.메시지를 적어 넣으면서 수녀님께서 받고 기뻐하실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The sweetest honey is loathsome in its own deliciousness. And in the taste destroys the appetite. Therefore, love moderately; long love do so."꿀도 지나치게 달면 싫어지는 법이라네. 그 달콤함 때문에 입맛을 버릴 수도 있지. 그러니 사랑도 절제하면서 하게나. 그래야 오래 사랑할 수 있다네.(Act II, Scene VI) 9년 전, 박정민과 문근영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연기했던 연극의 포스터둘 사이에 감도는 공기가 로렌스 신부의 조언을 충실히 따른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오늘도 어김없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대한 뉴스를 듣고 읽게 된다.영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절친이었던 뮤게가 Marks & Spencer에선 절대로 쇼핑을 하지 않던 게 생각나 찾아봤다.이른바 이스라엘 정부의 돈줄이 되고 있는 기업들 사실 개인의 브랜드 보이콧은 국제사회가 가하는 경제 제재와 비교해 효과가 미미하다.다만, 적어도 공개적으로 자행되는 타국의 폭력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적어도 나의 작은 실천이 주변 지인들의 인식 제고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인텔은 어쩔 수 없더라도 커피는 네스카페를 너무 사랑하지만 당분간 다른 브랜드로 대체해 보려 한다.
최근에 인터넷 뉴스를 서핑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기사를 읽게 됐다.영화는 편식이 심해서 평론까지 찾아 읽을 정도로 관심 분야는 아닌데 기사 제목 때문에 클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기독교 근본주의는 어떻게 브라질을 파괴하고 있나"브라질은 교점이 부재해서 극우 정치인들이 말썽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기독교 근본주의?! 구미가 당겼다.한국의 기독교가 정치와 결탁해 변질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 때문에 더 그랬다. 오동진 기자가 소개한 작품은 "열대의 묵시록"이라 번역된 넷플릭스 다큐, "Apocalypse in the Tropics"였다.브라질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페트라 코스타(Petra Costa)가 제작, 감독한 작품으로 타임지는 코스타 감독이 브라질의 기독교 국가주의 지도자들이 브라질의 극..
나무보다 숲을 보되 나무 또한 세심하게 가꾸는 사람외로움과 고독의 소리를 구별해 돌봐주는 사람마음의 문을 원하는 만큼 열고 닫는 사람가운데보다 가장자리를, 빛보다 그늘을 바라보는 사람불평이나 비난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손잡는 사람자신에게 걸어오는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삶의 운전대를 가볍게 쥐고 백미러를 잘 보는 사람인생의 사계절이 순례가 되기를 기도하는 사람가진 것이 단순하고 책상과 방이 깔끔한 사람친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사람전쟁 같은 상황에서도 놀이를 찾아내는 아이 같은 사람인연에 충실하되 그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지금은 못해도 언젠가는 용서하리라 기도하는 사람준 것보다 받은 것을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사람판단하고 비판하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조용히 질문하는 사람삶이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