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수정의 브런치 카페 (20)
In Pace

공공기관 국제협력 업무에 지원해 서류 전형이 통과됐다.문제는 면접에 순차통역이 있는 게 아닌가!영어로 일상대화를 하는데야 큰 문제가 없지만 통역은 완전히 다른 영역인데.. 이걸 2주 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었다. 우선 쳇GPT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유료버전을 결제하고 음성 서비스로 국제이슈에 대한 문장을 한국어로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쳇GPT가 제공하는 문장을 내가 영어로 말한 뒤 틀린 부분을 알려달라고 하니 연습이 되긴 했지만.. Uff ya.. 예상한 것보다 더 어려웠다.메모를 하는데도 무슨 내용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았다.특히 적절한 단어가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게 더 큰 문제였다.거기다 3만 원 대 유료버전은 음성 서비스에 시간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을 추가했다. ..

한강 작가 덕분에 노벨 수상자들이 본인의 소장품을 노벨박물관에 기증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아래는 한강 작가가 기증했다는 찻잔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하루에 예닐곱 번 차를 마시며 찻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고백한다.마음을 모으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었을 거라 짐작해 본다.하루에 예닐곱 번.. 나는 무엇으로 내 생활의 중심을 잡아볼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브런치카페 수정입니다.어제 첫눈으로 폭설이 내렸죠. 그런 바람에 불편한 하루를 보내고 계신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저는 어제 눈을 헤치고 10년 지기 후배를 만나러 대구에 다녀왔습니다.감정 기복이 심한 저와는 다르게 늘 침착하고 모든 일에 진취적인 친구라 제가 참 아끼는 후배인데요. 올 한 해 동안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스스로 많이 무기력하고 위축된 것 같다고 고백하더라고요.언제나 씩씩하기만 할 줄 알았던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생이 내 맘처럼만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요.하지만 인생의 굴곡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예요.그래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우리의 인생을 한 편의 오디세이라고 생각하라고요.오디세우스가 겪었던 모험처럼 우리의 인생도 예상치 못..

안녕하세요, 브런치카페 수정입니다.어제가 음력 절기로 입동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이런 아침엔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타놓고 힐링 소설을 읽어줘야 제맛이죠 ㅎ어제 저는 힐링, 플러스 추리가 오묘하게 버무려진 소설을 만났는데 후반부에 가서 눈물 콧물을 쏙 뺐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작가의 '녹나무의 여신'이라는 작품인데 몇 년 전에 출판된 '녹나무의 파수꾼'이라는 작품의 속편인 듯했어요.녹나무라는 나무를 처음 들어봐서 찾아보니 식혜나 수정과에 넣는 계피과 나무라고 하더라고요. 어린 줄기가 성장할 때까지 연한 녹색을 띠기 때문에 녹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합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녹나무에는 신묘한 능력이 있는데 그건 바로 녹나무 기둥에 들어가서 떠..

1.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활용해 당신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About Time’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저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문장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주인공 메리가 남자친구인 팀의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팀의 어머니가 메리에게 "너의 사소한 약점은 뭐니?"라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던 메리가 고백합니다. "I’m very insecure." ‘나’를 설명하는 문장을 발견했다는 반가움과 당혹감에 잠시 멍하니 있다 메리의 고백을 들은 팀의 어머니가 내뱉은 아래 대사에 그만 울컥하고 말았습니다.“That’s a perfect way to be.”이후로 저는 제가 태생적으로 불안한 사람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안녕하세요. 브런치 카페 수정입니다.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연습이라는 책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헬렌 켈러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그녀는 숲에서 한참 동안 산책을 하고 돌아온 친구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봅니다.그러자 친구가 대답합니다. "별로 본 거 없는데."헬렌은 그 당시 느낀 감정과 교훈을 다음과 같이 기록해 둡니다. 숲에서 1시간 동안 산책하면서 아무것도 눈에 띈 것이 없다는 것이 의아했습니다.나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숲에서 수백 가지를 발견합니다.나뭇잎의 섬세한 대칭, 매끄러운 자작나무 껍질, 거칠고 텁수룩한 소나무 ...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눈이 보이는 당신들에게 한 가지 힌트를 주겠습니다.마치 내일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처럼 당신의 눈을 사용하세요.마치 내일이면 귀머거리가 될 것..

어제 영국 가디언지의 주요 뉴스를 훑어보다 깜짝 놀랐다."대한민국 작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이례적이라고 생각했던 건 보통 한국인의 이름을 영어로 표기할 때 대통령 정도가 아니면 이름 먼저, 성을 나중에 쓰는데 작가 한강은 Han Kang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역시 유명하게 될 이름이었다! ^^ 인간의 본성이 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으면서도정작 묵직하고 어둡고 침울한 이야기는 소화가 안돼서 "소년이 온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작품이지만인간의 본성을 처연하게 그려내는 이런 예술가들 덕분에 우리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는 거라 믿는다. 미디어에서 작가 한강을 만날 때면 차분하다기보다 에너지가 많이 없어 보였는데.. 건강한 사람은 아닌 듯하다.특히 10대 시절부터 편두통을 달고 살았다고 한..

안녕하세요, 브런치 카페 수정입니다.10월에 들어서니 이제 진짜 가을을 맞이하는 느낌이 드네요.아침 든든하게 먹고 나오셨나요? 아니면 브런치를 드실 생각이신가요? 영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아침은 늘 베이글과 커피로 그야말로 때우곤 했는데요.방학 동안 기숙사에서 나와 한 달 동안 친구 집에서 신세를 졌던 적이 있습니다.브라질 출신의 친구였는데 아침마다 일어나서 남자 친구와 함께 계란을 삶고 베이컨을 굽고 양상추를 씻어 샐러드를 준비하고.. 아침 식사를 위해 무려 한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거예요.더 놀라웠던 건 아침 식사를 또 무려 한 시간 동안 수다를 떨며 하는 거였습니다.도대체 언제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할 생각인지 살짝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친구가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던 ..

내면의 비판자를 잠잠케 귀한 책을 만났다.나 스스로에게, 타인의 언사에 대해 절제하기 어려운 짜증이 나는 '나'를 해결하고 싶은 갈망이 이 책으로 이끌어주지 않았나 싶다.롤프 메르클레라는 독일인 심리치료사가 쓴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라는 제목의 책이다. 나는 2008년, 강남역 한 재즈바에서 피아노 합주를 멈추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나를 오롯이 기억한다.재즈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합주가 엉망인 게 고스란히 들렸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자리였다. 무대에 있던 사람들은 프로로 활동하는 연주자가 아닌 재즈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합주를 엉망으로 하고 있는 연주자들보다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난 왜 이렇게 관대하지 못할까.. 이성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