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수정의 브런치 카페 (20)
In Pace

애초에 소설은 즐겨 읽는 장르가 아니었다.학창 시절에는 교과서와 문제집 외엔 다른 장르는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그럴 시간이 나면 잠을 잤다 ㅎ) 그나마 학부를 졸업하고 나서야 좀 읽기 시작했는데 소위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대다수가 인간 본질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내용들이라 읽고 나면 속까지 불편해지는 바람에 몇 권 읽다 말았고 너무 가벼운 소설은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안 무관심했던 장르이다. 그러다 우연히 아오야모 미치코의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읽고 취향을 저격당하는 바람에 비슷한 류의 몽글몽글한 소설이 정액제 온라인 북클럽에 올라오면 챙겨 읽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읽게 된 소설, '수요일의 편지'.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로 알게 된 작가의 작품이다. 첫 등장인물은 주부..

열병이 나서 몸져누우신 어머니께 악다구니를 쏟아냈다.오전에 50여분 걷기 운동을 하고 오시면 파김치가 되시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산책을 30분으로 줄이라고 아침마다 잔소리를 한 게 화근이었는지 열병이 나자 "네가 걷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내가 이렇게 병이 났다"라고 짜증을 내시는 게 아닌가!진짜 어이없고 황당해서 당신 스스로 몸을 혹사시켜 놓고서 왜 내 탓을 하시냐고 했더니 더 역정을 내셨다.지지 않고 냅다 소리를 지르고 내 방에 들어와 저녁까지 꼼짝을 하지 않았다. 편도체가 뇌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지 않도록 심호흡도 하고 기도도 했지만 좀처럼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다.이토록 화를 나게 만드는 이도 어머니뿐이고..이렇게 화가 나는 경우도 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뿐이다. 어머니와 성향도 많이 다르고 나를 키우..

오디오 파일을 만들다 보니 내가 제대로 발음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단어들이 있길래 찾아봤다.가장 자연스럽게 발음하는 방법을 고민해 정리한 듯 하다. 표준어 규정1988년 1월 19일 문교부 고시 제 88-2호제2부 표준 발음법 제 1장 총 칙제1항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2장 자음과 모음제2항 표준어 자음은 다음 19개로 한다.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제3항 표준어 모음은 다음 21개로 한다.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ㅟ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 제4항 ‘ㅏ ..

최근 모 은행의 '좋으면 됐지'라는 문구의 광고 보신 적 있나요?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좋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의미일텐데요.삶에 지쳐있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한 문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해야 될 일 말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소망이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는 게 또 현실입니다.아직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고..좋아하는 일을 찾았다고 해도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고요..막상 좋아하는 일을 찾았지만 생계를 꾸릴 수가 없어서 동력을 잃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 앞에서 어떻게 나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제가 저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해줬던 말은 '고..

지인에게 안부를 물으니 이사를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은행에서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대학원을 다니며 미래를 도모하던 시절 학생 대출을 알아보던 때가 기억이 났습니다.이자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한 학기를 휴학해 버렸죠. 사실 돈이 있으면 참 많은 걸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학업을 마칠 수 있고, 가족들이 조금 더 쾌적한 집에서 살 수 있고, 아픈 자녀의 병을 고칠 수 있고, 조금 사치스럽게는 편안하게 유럽 여행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채울 수 있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이 수중에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저도 예외가 아니고요. 근데 고 박완서님의 소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 돈이 얼마 없다는 게 활력이..

요즘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데요. 찾아보니 현대인의 100명 중 13명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은 우울감을 느낀다고 합니다.저 또한 종종 우울이라는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의 초입에 에이브러햄 링컨 이야기가 적혀있었습니다.'가치 있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인데요.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링컨은 사실 오랜 기간, 강한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그래서 링컨의 지인들은 링컨이 자해라도 할까 봐 늘 노심초사였다고 해요.특히 링컨의 임기 동안 미국은 남북으로 나뉘어서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으니 링컨의 우울감이 더 깊어졌을 거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링컨 자신조차도 "지옥보다 더한 곳이 있다면 지금 내가 ..

온라인 북클럽에서 가끔 지하철에서 읽을거리를 찾곤 하는데 추천 목록에 '삶을 견디는 기쁨'이라는 책에서 눈길이 멈췄습니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소설 '데미안'의 저자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집이었어요.소소한 우울감과 시니컬리즘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헤르만 헤세는 어떻게 이런 삶을 견뎠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죠.에세이와 에세이에 연관된 시가 한 편씩 번갈아가며 적혀있는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행복'이라는 시에서 막히더라고요.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번역이 좀 어설픈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영어 번역을 찾아봤습니다 (원문은 독어). As long as you chase happiness, (당신이 행복을 좇고 있는 한)you are not ready to be happy, (당신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e..

안녕하세요. 카페지기 수정입니다.우리 브런치 카페 청취자들께선 소설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려서부터 공상하거나 이야기를 지어내는 걸 좋아했던 터라 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제 전공분야라는 게 생기면서부터 대부분 전공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쏟아져 나오는 전공 관련 서적이나 논문들을 소화하기에도 벅찬 터라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근데, 왠지 어제는 저 자신에게 소설책 읽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한참 발품을 팔아 선택한 책이 바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였어요. 전자책을 구매해 놓고도 왠지 소설책으로 하루를 보내는 게 사치인 것 같아 반품을 할까 잠깐 망설였는데 그 망설인 시간이 미..

3월 30일 수정의 브런치 카페 오프닝 멘트 안녕하세요. 카페지기 수정입니다.코로나로 많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저는 여전히 얼굴의 반을 마스크로 가려야 하는 게 불편하기도 한데요. 우리의 많은 일상들도 제한과 통제로 인해서 우리를 참 답답하게 하고 때로는 우울한 감정까지 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야 말로 우리의 마음을 돌보고 챙겨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데요. 미국의 산타클라라 대학의 상담심리학과 교수이자 '마음 챙김'의 저자인 샤우나 샤피로는 그래서 self-compassion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compassion이라고 하면 깊은 동정이나 연민을 뜻하는 단어인데 보통 타인에게 가지는 감정이라고 우린 알고 있죠. 샤피로는 (self-라는 접두어를 붙여서) 우리 스스로에게도 깊은 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