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내 별명은 연예인 본문
"아, 수정 씨는 연락이 쉽지 않네요.."
"통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이게 웬일이야. 연예인께서 오셨네, 하하"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또 그런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청소년기에는 잘 몰랐다.
그저 명절에 친척들이 모일라치면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옆 골목 이모네로 도망치곤 했던 모습이 떠오를 뿐이다.
유학을 가서 혼자 살게 되면서 내가 '집콕'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혼자 소박하게 상을 차려 밥을 먹는 것도 좋았고, 도서관보다는 조용한 집에서 혼자 과제를 하는 것을 선호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교회 성경공부가 끝나면 언제나 친교 모임이 있었지만 (이 모임 때문에 성경공부에 참석하는 사람도 다수였다) 나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성경공부가 마칠 시간 즈음이 되면 나는 이미 지쳐서 빨리 집에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스무 살 이후 나는 지인들 사이에서 '연예인'으로 불렸다.
연락도 쉽지 않고, 만나기는 더 힘들어서.
나는 스스로 대인기피증이 있다는 진단을 내렸었다. 중증이 아닐 뿐..
하지만 아론 박사는 사람마다 자극을 견디는 지구력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한다 (p. 37).
민감한 사람에게는 북적대는 군중도 매우 부담스러운 자극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감한 사람들 중에는 내향적인 (introverted)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한다 (p. 52).
내가 어려서도 백화점을 질색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 혹시 당신도 HSP인가요? 나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불편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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