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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브런치 카페

분노 뒤에 숨겨진 진짜 감정

水晶 2024. 8. 20. 15:55

열병이 나서 몸져누우신 어머니께 악다구니를 쏟아냈다.

오전에 50여분 걷기 운동을 하고 오시면 파김치가 되시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산책을 30분으로 줄이라고 아침마다 잔소리를 한 게 화근이었는지 열병이 나자 "네가 걷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내가 이렇게 병이 났다"라고 짜증을 내시는 게 아닌가!

진짜 어이없고 황당해서 당신 스스로 몸을 혹사시켜 놓고서 왜 내 탓을 하시냐고 했더니 더 역정을 내셨다.

지지 않고 냅다 소리를 지르고 내 방에 들어와 저녁까지 꼼짝을 하지 않았다.

 

편도체가 뇌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지 않도록 심호흡도 하고 기도도 했지만 좀처럼 화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토록 화를 나게 만드는 이도 어머니뿐이고..

이렇게 화가 나는 경우도 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뿐이다.

 

어머니와 성향도 많이 다르고 나를 키우신 그녀의 양육 방식에 야속한 마음이 크지만

이제 인생의 마지막 계절을 살고 계신 어머니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다시 찾아본 박재연 대표의 영상

 

부모로부터 언어와 신체적 폭력에 시달렸던 그녀는 '이 폭력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로 상담, 특히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나누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가 주장하는 바의 요지는

1) 내가 화가 날 때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진짜 감정(이유)'을 찾아내는 것 

2) 그리고 그 감정(이유)을 친절하게 상대에게 고백해 보는 것이다.

 

그녀의 조언에 따라 어머니에 대한 내 '분노'의 진짜 감정(이유)을 찾아보면

마치 내가 편찮으시라고 고사라도 지낸 것처럼 말씀하신 게 못내 서운했던 것 같다.

따라서 난 어머니께 "내가 엄마 아플까 봐 얼마나 전전긍긍하는지 뻔히 알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내가 너무 서운하다"라고 말씀을 드려야 했다.

그 이후의 반응은 어머니의 책임이고, 사실 그렇게 말했다면 날 끔찍하게 사랑하시는 어머니께선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정을 내지는 않으셨으리라.

 

수정아, 살아계실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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