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작가 한강의 '편두통' 본문
어제 영국 가디언지의 주요 뉴스를 훑어보다 깜짝 놀랐다.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던 건 보통 한국인의 이름을 영어로 표기할 때 대통령 정도가 아니면 이름 먼저, 성을 나중에 쓰는데 작가 한강은 Han Kang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역시 유명하게 될 이름이었다! ^^
인간의 본성이 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정작 묵직하고 어둡고 침울한 이야기는 소화가 안돼서 "소년이 온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작품이지만
인간의 본성을 처연하게 그려내는 이런 예술가들 덕분에 우리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는 거라 믿는다.
미디어에서 작가 한강을 만날 때면 차분하다기보다 에너지가 많이 없어 보였는데.. 건강한 사람은 아닌 듯하다.
특히 10대 시절부터 편두통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6년 전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뷰어가 편두통이 당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친 것 같냐는 질문에 한강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My migraines are always reminding me that I am human. Because when a migraine comes, I have to stop my work, my reading, my routine, so it’s always making me humble, helping me realise I’m mortal and vulnerable. Maybe if I was 100% healthy and energetic I couldn’t have become a writer."
편두통은 항상 내가 인간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편두통이 오면 나는 하고 있던 작업이나 독서, 일상을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죽을 운명을 가진 인간이고 한없이 연약한 존재라는 걸 상기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겸손해집니다. 만약 내가 100%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면 전 아마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들과 공명을 나눌 수 있다고 했던가..
온 세상이 전쟁으로 앓고 있는데 무슨 축제랍시고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인터뷰를 하겠냐는 그녀의 단호함과 용기가 부럽고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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