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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브런치 카페

가상 지원서

水晶 2024. 10. 20. 13:47

1.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를 활용해 당신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About Time’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저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문장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 메리가 남자친구인 팀의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팀의 어머니가 메리에게 "너의 사소한 약점은 뭐니?"라고 묻자 잠시 머뭇거리던 메리가 고백합니다. 
"I’m very insecure." 
‘나’를 설명하는 문장을 발견했다는 반가움과 당혹감에 잠시 멍하니 있다 메리의 고백을 들은 팀의 어머니가 내뱉은 아래 대사에 그만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That’s a perfect way to be.”

이후로 저는 제가 태생적으로 불안한 사람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수를 믿는 사람으로서 불안이 증폭될 때면 더욱 예수의 품 안으로 파고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불안함을 팀의 어머니처럼 온전히 수용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 본인의 인생관, 신념을 토대로 CBS에 지원한 이유를 기술해 주십시오.

 

라디오 프로그램 운영 및 진행은 제게 이루지 못한 꿈입니다. 유년시절부터 가장 하고 싶은 일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졌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20여 년 전 방송공채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마신 후 다른 분야를 개척하게 됐지만 인생 3막은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물질주의와 편향적 보도의 첨병이 되기 쉬운 미디어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대한민국에서 저의 신본주의적 가치관과 인생관을 저해하지 않는 미디어 플랫폼은 CBS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와 그 이유를 서술하고, PD가 된다면 해당 분야를 어떻게 표현/제작하고 싶은지 기술해 주십시오. (관심 분야의 범위는 제한 없음)

 

요즘 제 관심사는 소설입니다. 우연히 읽게 된 아오야마 미치코의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시작으로 힐링 소설들을 찾아 읽으면서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학생 시절 머리맡 창문으로 떨어지는 별빛을 맞으며 이불속에서 숨죽이며 듣던 라디오 드라마의 설렘과 감동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MZ세대들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선 재미있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찾아 각색하는 수고가 필요하겠지만 덕분에 늦은 밤 청소년들이 CBS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4. CBS의 각종 콘텐츠(TV, 라디오, 유튜브 콘텐츠, OTT 등) 중 가장 관심 있는 콘텐츠와 그 이유, 그리고 개선점에 대하여 의견을 기술해 주십시오.

 

저는 라디오의 소통 방식을 사랑합니다. 특히 어떤 시간대를 틀어도 수선스럽지 않은 CBS 라디오는 무척 매력적입니다. CBS 라디오의 압도적인 청취율은 소란스럽기 그지없는 일상에서 자연을 닮은 소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의 필요가 반영된 거라 믿습니다.

담당하고 있는 수업이 대부분 오후에 있는 까닭에 한동준의 'FM POPS'를 들으며 출근했다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를 들으며 퇴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들의 캐릭터가 어우러져 한동준의 FM POPS는 쌉싸름한 브라질 산토스 커피 같다면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는 달달한 끝맛이 나는 수국차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하지만 선곡의 범위를 조금 넓힌다면 3-40대 청취자들의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라디오PD로 나왔던 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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