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초민감성 본문
MBTI로도 설명되지 않던 나의 기질
소위 중년이라 여겨지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넘기면서도 불편한 사람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한 상황을 유연하게 넘기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그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고 그 불편한 사람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기다렸다.
‘또다시 이렇게 불편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때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막상 불편한 사람을 상대하게 되는 상황에 놓일 때면 난 어김없이 경직이 되곤 한다. 이런 나 자신에 대해 불편하지 않았다면 그런대로 괜찮았겠지만 그건 또 아니었기에 나는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그중에 하나가 ‘꽤나 예민하고 까칠한 나’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기질 테스트라 불리는 MBTI가 내 숨통을 좀 트여주는 듯했다. 여러 번, 꼼꼼하게 테스트를 해 본 결과 나는 INFJ-T라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일명 '선의의 옹호자'로 불리는 이 유형은 좋게 말하면 '정의의 사도'로 불의한 상황을 절대로 그냥 넘기지 않는다. 특히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마지막 알파벳에서 역시 나는 T(turbulent)였다. 하지만 내가 정의감이 넘치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진단이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하지는 못했다.
오카다 다카시의 ‘애착수업’,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를 시작으로 온라인 서점이 추천해 주는 서적들을 섭렵하던 중 나는 일레인 아론(Elaine Aron)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Highly Senstive Person)’이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자리를 찾지 못하고 머릿속을 떠돌던 퍼즐들이 맞춰지는 희열을 느꼈다.
이제부터 아론 박사의 안내를 받아 초민감성(HSP) 유형이라는 나의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나를 알아가는 이 여정에 용기를 내어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 혹시 당신도 HSP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