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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콕콕

나이지리아 보코하람

水晶 2024. 9. 12. 18:22

나이지리아 출신 누라(Nura)는 대학원 필수과목인 통계 수업에서 만났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이미 딸이 두 명이나 있는 아빠였다.

학과가 달라 통계 수업 이후 수업에서 볼 일은 없었지만 태국 친구 팡과 절친이었던 까닭에 나와도 자연스럽게 자주 보는 사이가 되면서 우리끼린 세 자매라는 표현을 썼다 ㅎ

그 당시 나이지리아 여학생들이 인질로 잡혀가는 사건이 터지면서 #Bring Back Our Girls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던 참이라 누라에게 보코하람에 대해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누라의 말에 의하면 보코하람은 그야말로 오합지졸로 나이지리아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수일 안에 소탕이 가능한 집단이라고 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정부가 의도적으로 보코하람을 퇴치하지 않고 있다는 것.

실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프리카 정부들의 부패와 비리는 사실 공공연한 비밀이다.

시민들의 관심이 부패한 정부(내부)로 향하지 않도록 외부의 적을 만드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사실을 누라의 말로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보코 하람의 세력 확장에는 누라가 지적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의도적 묵과 외에 또 다른 이유들이 존재했는데 아래 영국 Guardian지의 기사가 요약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Boko Haram: six reasons why the Nigerian militant group is so powerful

Not long ago, few Nigerians had heard of Boko Haram. Now, the whole world is talking about the extremist group that kidnaps school girls and bombs cities. How did it become so formidable?

www.theguardian.com

 

그중에 유독 눈에 띄는 설명이 바로 2번 "남과 북의 불균형"이다.

나이지리아에는 여느 아프리카 지역처럼 다양한 민족들이 부족을 이루며 살고 있었는데 특히 북부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남부에는 기독교를 믿는 크리스천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영국이 19세기 후반부터 들어와 식민지배를 시작했고 남부에는 기독교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학교가 세워지게 된다.

거기다 무역의 중심이 되던 왕립 니제르 회사(Royal Niger Company) 본부들이 남서부에 위치하다 보니 교육 불평등은 점차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확대되었고 결과적으로 북부는 빈곤에 허덕이는 지역이 된다.

보코하람이 왜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창설됐는지, 왜 '서양 교육 금지'라는 뜻을 가진 조직명을 가지게 됐는지 설명이 되는 대목이다.

 

독립 이후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역량이나 의지가 없었다.

특히 식민시절 영국의 'Divide and Rule' (부족끼리 나누고 분리해 단합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으로 인해 독립 이후에도 나이지리아라는 국가 정체성보다는 부족의 정체성이 뿌리 깊게 남아있는 탓에 나이지리아 지도층의 협치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10년 전 Chibok에서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되었던 소녀들 중 100명이 넘은 소녀들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하고, 운 좋게 돌아온 소녀들조차 온전한 일상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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