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고래 싸움에 새우 같은 대만 본문
우린 대만인이야
평화학과에는 일본인 유학생들이 꽤 많았다.
브래드포드 대학이 로터리 재단과 결연을 맺고 있어서 일본 로터리 재단의 후원을 받아 학부 교환학생이나 대학원생으로 진학해 오는 친구들이 매 학기 열 명 이상이었다.
아시아인들끼리의 유대감 때문이었는지 일본인 유학생들과도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 해인가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가는 일본인 학부생들의 송별회를 해준다고 해서 참석했던 적이 있다.
거기서 처음 보는 아시아계 남학생들을 만났는데 서남아시아 쪽은 아닌 것 같아서 물었다.
"혹시 중국에서 왔니?"
그랬더니 남학생 두 명이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합창을 했다.
"워우~ NO! 우린 대만인이야!"
"어.. 그랬구나.. 근데, 대만이 원래 중국 아니야?"
"무슨 소리야.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인 거 알고 있니?"
무식했던 탓에 난 그날 그만 대만 친구들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진심으로 미안~
구독하고 있는 DW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유익한 영상을 제작했길래 대만 친구들과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제목이 "왜 중국과 미국은 대만에 이토록 집착할까?"이다.
중국과 미국이 대만에 집착하는 이유로 우선 해협을 든다. 중국과 대만, 일본, 필리핀 사이에는 대만해협을 포함해 주요 무역 항로인 해협이 3개나 있다. 혹여라도 해협이 중국이나 미국에 의해 통제될 경우 다른 한쪽은 큰 낭패일 수밖에 없다.
거기다 대만은 지리적으로 하필이면 중국의 '확장 정책'과 미국의 '중국 억제 정책'이 충돌하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아래 그림은 중국의 해군기지와 미국의 해군기지를 표시해 놓은 건데 대만이 왜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고 있는 새우인지 한눈에 보여준다.
영상에선 특히 중국이 일본에게 대만을 빼앗겼던 '굴욕의 세기' (Century of Humiliation - 백년국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대만의 독립을 인정할 수 없을 거라 설명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시진핑 정부에게는 과거 굴욕에 대한 만회보다 중국 공산당의 권력 유지가 더 우선순위이지 않을까 싶다.
왜곡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주입해 온 시진핑 정부에게 대만의 독립은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공산당의 행정 능력에 흠집이 나는 일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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