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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규제

水晶 2024. 10. 24. 20:59

그동안 쳇GPT의 무료 버전만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해 보고 나서는 유료 버전을 결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목소리가 수집되어 샘플링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뻔히 알고 있지만 영어 말하기 연습 상대로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쩌랴.. 

나는 그저 테크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 윤리를 잘 지켜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그 또한 덧없는 기대라는 걸 알고 있기에 가능하면 각국의 정부가 (유럽연합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규제와 단속을 잘해주길 바라게 된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규제가 지나치면 혁신이 어렵다는 주장을 한다. 과연 그럴까?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규제로 인해 혁신의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면 어느 정도의 규제가 적정 선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참고할 만한 영상이 있어 가져왔다.

 

 

 

2018년 3월,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인 우버(Uber)의 자율주행차가 지나가던 행인을 받아 숨지게 하는 사고가 있었다. 사실 자율주행차에는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자율주행 장치로만 운행됐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애리조나 주는 여론을 의식해 즉각적으로 우버의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금지시킨다.

 

또 다른 예로 등장하는 드론 회사인 윙(Wing)은 미국이 아닌 호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연방항공국(FAA)이 드론 산업에 대한 규제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제도가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산업에 투자자들은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기술 개발은 더욱 더뎌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건 주지의 사실.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혁신을 할 순 없지 않나.

그래서 이코노미스트가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위해 제안하는 건 샌드박스(Sandbox)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마련해 주는 놀이방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아이는 마음대로 어지르고 놀아도 되지만 단 하나, 놀이방에서만 그러도록 하는 것처럼 일정 조건(장소, 시간, 규모) 하에서 신기술에 대한 현행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샌드박스를 활용해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했던 산업이 바로 금융산업인데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영국의 디지털 은행 몬조(Monzo)가 바로 샌드박스 테스트로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이다.

몬조는 영국 금융감독청이 마련해 준 규제 샌드박스 (regulatory sandbox) 안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해 보면서 성장해 현재 브렉시트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의 면을 세워주고 있다.

이처럼 테크기업과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혁신과 규제를 조율할 방안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혁신에는 늘 위험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혁신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규제를 통해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고 대비하는 게 혁신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뤄내는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규제나 제도가 혁신의 속도를 잘 따라가기 위해선 다양한 정부 기관들 중에 특히 의회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하는 게 전제인데... 대한민국은 전제부터가 난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