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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Pace

2주 동안 열심히 칠했는데 (4시간) 민화는 기본적으로 덧칠을 3번 이상 해야 하는 데다 완벽하게 마르기 전에 덧칠을 하면 한지가 일어나는 까닭에 진전이 확실히 느리다. 새로 구입한 알파 채향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확실히 신한 물감보다 채도가 낮다는 게 칠하고 나니 보인다.같은 색명의 군청, 감색이라도 채향은 마치 먹을 섞은 듯한 색감이다. 동양화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좋기도 하고 화사함이 사라져 좀 아쉽기도 하다.

얼마나 오래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할인가에 혹해서 질러버렸다..1년 동안 수채화를 그리면서 7ml 수채화 물감조차 반에 반도 쓰지 못했는데 15ml를 언제 다 쓰냐 싶지만.. 팔레트에 짜놓으니 느껴지는 이 묘한 행복감을 어찌하리... 양홍은 다홍색에 가깝고 양홍2는 빨강색에 가깝다.발색표에선 거의 구분이 가지 않지만 연지는 빨강에 먹을 조금 섞은 느낌이고 연지2는 자주빛이 도는 빨강이다. 양홍과 연지 대신 자색(보라)과 백군(하늘색)이 구성에 포함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농록은 초록색을 예상하고 낱개로 구매했는데 녹청과 거의 흡사해서 돈 버린 느낌..

드뎌! 그려보고 싶었던 한복 입은 여인을 시작했다.전혀 다른 얼굴이 되었지만 사실 참고한 사진은 이영애 한복 화보이다. 오늘은 얇은 붓으로 초선만 그리고 왔다. 얇은 선임에도 굵기를 다양하게 그려야 하는 게 포인트 (선생님이 재차 강조)어떤 그림으로 완성될지 소위 '기대 만땅!'

나의 민화 첫 작품을 2주만에 완성했다.30 x 25 사이즈 밖에 안되는데 덧칠을 3번 이상 해야 색이 곱게 나온다고 해서 총 5시간이나 걸린 작품조금 더 화사해 보일 수 있다고 해서 꽃잎 끝부분엔 호분이라 불리는 하얀색을 덧칠했는데 딱히 표시가 나진 않는다.. 쩝화룡점정은 역시 금색으로 찍은 꽃밥(수술머리)역시 그림 그리는 작업은 즐겁다. 이걸로 생계를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싫어질래나.. ㅎ

한복을 입은 여인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에 민화 수업에 등록을 했다.수채화 수업에서도 나뭇잎으로 스케치와 채색 연습을 했는데 민화 수업도 나뭇잎으로 시작했다.민화는 먹으로 밑선을 먼저 그리고 난 후에 채색을 한다.처음엔 농도를 아주 옅게 해서 밑칠을 하고 마르기를 기다린 후 어둡게 표현하고 싶은 곳에 조금 더 진한 농도로 칠한 다음 물감이 마르기 전에 물만 머금은 다른 붓(물붓)으로 번지게 하는 '바림'이라는 기법을 사용한다.수채화보다 물 다루기가 훨씬 쉬워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문제는 늘 나의 급한 성격이 문제 (종이 중앙에 명료하게 떨어진 물감을 보라 ㅎ)곱고 차분한 선생님과 근사한 화실 덕분에 꾸준히 다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안녕하세요. 카페지기 수정입니다.우리 브런치 카페 청취자들께선 소설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려서부터 공상하거나 이야기를 지어내는 걸 좋아했던 터라 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제 전공분야라는 게 생기면서부터 대부분 전공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쏟아져 나오는 전공 관련 서적이나 논문들을 소화하기에도 벅찬 터라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근데, 왠지 어제는 저 자신에게 소설책 읽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한참 발품을 팔아 선택한 책이 바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였어요. 전자책을 구매해 놓고도 왠지 소설책으로 하루를 보내는 게 사치인 것 같아 반품을 할까 잠깐 망설였는데 그 망설인 시간이 미..

He humbled himself by becoming obedient to death—even death on a cross!예수께선 (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십자가 위에 죽으시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빌립보서 2:8). 믿는 자에게 겸손은 하나님의 주권에 나를 맡기는 태도이자 실천1분이 멀다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나.. 그래서 나는 내가 겸손까지는 아니어도 교만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근데 내 속에 웅크리고 있던 교만함을 발견하게 된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신설한 교양과목에 아무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내 수업들은 늘 수강생이 넘쳐서 고민이었는데.. 선택교양이라고 해도 담당교수가 나니까 개설만 해놓으면 당연히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폐강이 되면 ..

논문이 또 거절을 당했다.. 도대체 몇 번째인지.. ㅠㅠ버리긴 아깝고 아무 데나 투고하긴 싫은데.. 난 역시 연구에 소질이 없나..라는 자괴감이 스며든다.더 좋은 저널에 실려서 나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실 거라는 나의 시나리오는 여지없이 무너졌다.나를 왜 그 머나먼 영국까지 보내셔서 공부를 시키셨을까..나를 왜 대학으로 부르셨을까.. 왜 방송일은 허락하지 않으셨을까..내가 지난 20년간 그렇게 애원했는데 왜 내 육신의 아버지를 건강으로 치셨을까..끝없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근데 신기하게도 묵상 나눔자는 내가 지난주에 은혜를 받았던 요한복음 11장을 언급한다 (묵상 본문은 히브리서 4장 16절).예수께서 나사로를 살리심으로 응답하셨다 (44절)나사로의 부활은 곧 있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

"Your brother will rise again."요한복음 11장 23절 나사로의 누이 마르다가 예수께 '당신이 여기 계셨다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원망하자 예수가 하신 말씀이다. "네 오라비는 다시 살 것이다." 20년이 훌쩍 넘는 신앙생활 짠밥은 나로 하여금 하나님께 당장 뭘 해달라고 조른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게 했다. 그럼에도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어 입으로 내뱉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조를 때가 있다. 그것도 소심하게..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안될까요?' 직장을 옮기고 싶었다. 더 정확하게는 하면서도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가능하면 불편한 사람들을 더 이상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일터 하지만 1년동안 소심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