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브라질, 열대의 묵시록 본문
최근에 인터넷 뉴스를 서핑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기사를 읽게 됐다.
영화는 편식이 심해서 평론까지 찾아 읽을 정도로 관심 분야는 아닌데 기사 제목 때문에 클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어떻게 브라질을 파괴하고 있나"
브라질은 교점이 부재해서 극우 정치인들이 말썽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기독교 근본주의?! 구미가 당겼다.
한국의 기독교가 정치와 결탁해 변질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 때문에 더 그랬다.
오동진 기자가 소개한 작품은 "열대의 묵시록"이라 번역된 넷플릭스 다큐, "Apocalypse in the Tropics"였다.
브라질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페트라 코스타(Petra Costa)가 제작, 감독한 작품으로 타임지는 코스타 감독이 브라질의 기독교 국가주의 지도자들이 브라질의 극우 정치인들과 결탁해 어떻게, 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파헤치고 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televangelist (TV를 통해 전도하는) 실라스 말라파이아(Silas Malafaia)가 극우 정치인인 브라질 전 대통령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를 '하나님이 선택한 인물'이라며 성도들을 선동해 2018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설명한 부분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사실 지난 9월, 보우소나루는 27년 징역형을 선고 받아 외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선고 이유는 바로 쿠데타 시도!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보우소나루가 쿠데타를 시도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2025년 8월 가택연금령이 떨어졌고, 한 달 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그에게 민주헌정질서 파괴 시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당혹스러운 사실 하나는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브라질에 대해 관세 부과나 사법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 보우소나루를 '구원'해 주길 기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코스타 감독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Faced with a population that feels it has lost control of its destiny, whether due to economic globalization, distance from the exercise of power or the force of emerging technologies, the answer offered by the mysticism of the divine is welcomed with fervor and relief at a time of profound earthly uncertainty."
(경제적 세계화나 권력으로부터의 거리감, 혹은 기술의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신성한 존재의 신비주의가 제시하는 해답은 세속적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기에 강렬한 감정과 깊은 안도감을 주며 환영받고 있다.)
코스타 감독이 지적한 문제의 본질은 구조적 불평등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구조적 불평등이 초래하는 무력감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과연 브라질 시민들뿐일까?
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도 열대의 묵시록이 재연될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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