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ace
애증 관계 본문
어머니, 짜증의 원천이자 영원한 안식처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를 '마미'라고 부르고 있다.
가끔 장난스럽게 '이여사'라고 부를 때도 있다.
둘 다 애정과 존경의 의미를 담은 호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관계는 늘 내게 복잡 미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당신과 너무 다른 기질의 딸을 낳으셨다.
'명민하다'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어머니는 민감하거나 공감력이 뛰어난 분은 아니셨다.
그런 어머니 눈에 나는 역량은 있는데 승부욕이 별로 없는 아이로 비쳤다.
그래서 내가 중학생이 된 이후부터 새벽 1시까지 책상 앞을 지키셨다.
난 새벽까지 억지로 눈을 뜨고 있어야 했고 학교에 가서 잠을 자는 학생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는 계단을 올라오시는 어머니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곤 했다.
타인에게 지는 신세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갈등의 원인이 되곤 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마음이 편한 나와는 달리
어머니께선 간혹 주지 않거나 더 받아도 전혀 불편해하지 않으셨다.
내 기준에서 어머니는 너무 야박한 분이셨다.
아론 박사는 민감한 아이를 민감하지 못한 부모가 양육하게 될 경우 '방치' 또는 '과잉보호'를 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이는 외부 자극이나 세상을 더욱 위협적으로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p. 166).
나와 기질적으로 너무 다른 분이지만 어머니께선 언제나 나의 도전을 응원하셨고, 언제나 돌아가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셨다. 민감한 내가 모험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어머니와 '안정 애착'이 형성되어있던 덕분이라 생각된다 (p. 132).
유학시절 방학이 되어 한국을 방문할 때면 나를 보고 반가워 어쩔 줄 몰라하시며 공항 저 멀리서부터 토끼처럼 뛰어오시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나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 혹시 당신도 HSP인가요? 당신과 어머니는 어떤 관계인가요?
'혹시 당신도 HSP?' 카테고리의 다른 글
HSP가 조직에 자산이 되는 12가지 이유 (0) | 2022.06.20 |
---|---|
전방위 레이더 (0) | 2022.05.25 |
만화 그리기 (0) | 2022.03.31 |
트러블 메이커 (0) | 2022.03.31 |
석 달 간의 로맨스 (0) | 202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