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158)
In Pace

마리끌레르에 김태리 한복 화보가 공개됐다.네 명의 한복 디자이너가 참여했다고 하는데 내 눈엔 조금씩 아쉽다.뉴욕 타임스퀘어에 한복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는 바람에) 정체성이 다소 희석된 퓨전식 한복보다는 전통적인 한복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난 누가 봐도 한복 같은 아래 디자인에 한 표! 드라마 '정년이'를 통해 배우 김태리의 연기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 됐는데 '타고난 재능에 노력이 더해지면 저런 연기가 가능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연신 감탄하면서 시청했다.다부진 입매무새가 잘 포착된 아래 화보도 꽤 마음에 든다. 방학 때 동양화로 한 번 도전해 보리라.

한강 작가 덕분에 노벨 수상자들이 본인의 소장품을 노벨박물관에 기증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아래는 한강 작가가 기증했다는 찻잔작품을 집필하는 동안 하루에 예닐곱 번 차를 마시며 찻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고백한다.마음을 모으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었을 거라 짐작해 본다.하루에 예닐곱 번.. 나는 무엇으로 내 생활의 중심을 잡아볼 수 있을까?

처음엔 뭔가 싶어서 한참 들여다봤다.사진 밑에 조그만 글씨로 설명이 쓰여 있었다."Textile waste pollutes the shoreline at Jamestown in Accra, Ghana"(가나 아크라의 제임스타운 해안가를 오염시키고 있는 섬유 폐기물) 나도 가끔 즐겨 입지 않게 되는 옷은 아파트 단지에 마련되어 있는 수거함에 넣곤 하는데.. 그런 옷들이 가나의 해안가에 저렇게 버려져 쌓여 있을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가디언지의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섬유 폐기물의 단 1%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재활용률이 이토록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섬유 폐기물 자체의 총량이 어마어마하다는 데에 있다.트렌디하고 저렴한 의류를 대량 생산하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성행하면서 큰..

안녕하세요, 브런치카페 수정입니다.어제 첫눈으로 폭설이 내렸죠. 그런 바람에 불편한 하루를 보내고 계신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저는 어제 눈을 헤치고 10년 지기 후배를 만나러 대구에 다녀왔습니다.감정 기복이 심한 저와는 다르게 늘 침착하고 모든 일에 진취적인 친구라 제가 참 아끼는 후배인데요. 올 한 해 동안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스스로 많이 무기력하고 위축된 것 같다고 고백하더라고요.언제나 씩씩하기만 할 줄 알았던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생이 내 맘처럼만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요.하지만 인생의 굴곡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예요.그래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우리의 인생을 한 편의 오디세이라고 생각하라고요.오디세우스가 겪었던 모험처럼 우리의 인생도 예상치 못..

세계시민교육은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기 위해 갖춰야 할 지식과 태도, 실천을 총괄한다. 유네스코는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학습목표를 제시했다. 비판적인 사고와 분석력, 다양성에 대한 존중, 의사결정 능력, 적응력과 창의력, 평화적인 분쟁 해결력, 협력에 필요한 기술, 미디어 문해력, 주체적인 행동력과 회복 탄력성, 인류와 지구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시민성, 미래예측 역량과 자기 성찰 개인적으로 1순위로 꼽고 싶은 학습목표는 인류와 지구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다.우리가 대한민국을 넘어 한반도, 아시아,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과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실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뭘 어떻게 시작해 볼 수 있을까...

사건은 은모 교수의 통계수업에서 발생했다.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려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국제대학원에 입학했던 당시 나는 스물여덟이었다.수업 중에 어떤 내용에서 파생됐는지 기억은 없지만 교수가 여학생들만 골라서 나이를 물었다.내 차례가 됐을 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나이를 밝혔고 교수의 코멘트는 과히 충격적이었다. "목매달이네. 여자 나이 스물다섯 이하면 금메달, 스물여섯이면 은메달, 스물일곱이면 동메달, 스물여덟 이상이면 목매달. 껄껄껄.." 내 볼 양쪽에 붙어있는 귀가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웃으며 받아 칠 여유도 없었지만 어떻게 화를 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 당시 난 은교수의 농담이 모욕적이라는 생각만 했지 젠더 차별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특히나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는 ..

이른 저녁을 먹고 난 후 나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 시간 동안 난 드라마를 시청한다.보통 인기 드라마 하이라이트를 시청하는데 최근에 너튜브 알고리즘으로 '취하는 로맨스'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다. 로맨스의 전개는 여느 다른 드라마들과 별 다르지 않았는데 (특히 여주인공이 좀 아쉽다. 설인아가 했으면 어땠을까?) 딱 한 가지 내 마음을 훔친 설정이 있다면 남자 주인공 윤민주의 캐릭터였다. 맥주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민주는 큰 소리에 두통이 생기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식은땀이 나고, 상대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초초초민감자. 오호~ 이제 드라마에도 초민감성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는데 1화 하이라이트에서 윤민주가 스스로를 정의하는 단어가 생소했다."엠패스요! 번역하면 초민감자."..

박사과정 시절 운 좋게 일본 외무성 국제문제연구소 장학생으로 뽑혀 3개월 동안 방문연구원으로 일본에 머문 적이 있는데 내 인생의 황금기라 여겨질 정도로 행복했다 (심지어 박사논문 감사의 글에도 그렇게 적었다).다른 것보다 일본인들의 개인주의 문화가 뭐든 혼자 하는 게 편한 나랑 찰떡같이 잘 맞았다.특히 서로 간에 깍듯하게 예의를 지켜주는 문화 덕분에 실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도가 거의 0에 수렴했던 시절이었다. 다만 조금 의아하게 여겨졌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당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산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바람에 WTO에 제소까지 되던 시절이었는데 웬일인지 일본 마켓에서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이 버젓이 팔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안녕하세요, 브런치카페 수정입니다.어제가 음력 절기로 입동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이런 아침엔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타놓고 힐링 소설을 읽어줘야 제맛이죠 ㅎ어제 저는 힐링, 플러스 추리가 오묘하게 버무려진 소설을 만났는데 후반부에 가서 눈물 콧물을 쏙 뺐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작가의 '녹나무의 여신'이라는 작품인데 몇 년 전에 출판된 '녹나무의 파수꾼'이라는 작품의 속편인 듯했어요.녹나무라는 나무를 처음 들어봐서 찾아보니 식혜나 수정과에 넣는 계피과 나무라고 하더라고요. 어린 줄기가 성장할 때까지 연한 녹색을 띠기 때문에 녹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합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녹나무에는 신묘한 능력이 있는데 그건 바로 녹나무 기둥에 들어가서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