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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Pace
영화도 일본 특유의 감성이 녹아있는 아기자기한 영화를 좋아하고, 소설도 말랑말랑한 일본 소설을 좋아한다.지난 주말에 읽은 '이야기를 파는 양과자점, 달과 나'는 진짜 만화 같은 소설이었는데 그래서 좋았다 ㅎ 패션모델 같은 수려한 외모에 자상함까지 장착한 스토리텔러 '카타리베'와 곱디고운 수선화 같은 파티시에 '도카'도카가 정성껏 구워낸 케이크와 과자에 달콤하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를 얹어 고객에게 건네는 카타리베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장면이 머리에 그려지길래 이면지에 그리다.. 성에 차지 않아 곧장 화방넷에 들어가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주문!취미용 색연필로 주문했는데도 무척 영롱하다.주말에 스케치북에 제대로 그려서 색을 칠해볼 생각에 벌써 셀레이는 걸 보면.. 난, 드로잉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긴..
오늘 아침 가디언지의 주요 뉴스를 훑어보다 한 기사에서 눈이 멈췄는데요."I've been living each day as if it were my first - and the results amazed me"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나는 매일이 내 생애 첫날인 것처럼 살아봤다. 그리고 결과는 무척 놀라웠다) 가디언지의 칼럼니스트인 엠마 베딩턴(Emma Beddington)이 쓴 글이었는데, 엠마는 암생존자이자 저자인 술레이카 저우아드(Suleika Jaouad)의 "live each day like it's your first (매일이 당신의 첫날인 것처럼 살아보세요)"라는 조언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합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아크라 문서'에 나오는 문장이기도 함).하지만, 과연 실천이 가능한..
2024년 1월 10일, 이탈리아 로마가 발칵 뒤집혔다.과거 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 사회운동(MSI) 본부 앞에서 수백 명의 남성들이 파시스트 경례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전우들을 위하여!”라는 구호에 맞춰 “출석(presente)!”이라고 외치고 있는데 이는 이탈리아 극우 세력이 자주 사용하는 슬로건이다. 이처럼 파시즘을 공개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은 신파시스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한편 헝가리의 오르반 정부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는 포스트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설명하는데 과연 그 차이점이 뭘까. 이들을 비교하기 위해선 우선 파시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파시즘이라는 용어가 상당히 모호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사도행전 26장 24절“베스도가 큰 소리로 이르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1. 그리고 이 세상, 곧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울의 신앙을 따르는 자들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즉, 그가 그리스도를 따랐던 것처럼 바울을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사실, 어떤 종류의 종교는 - 기독교라 불리는 것조차도 - 이러한 비난을 받지 않으면서도 실천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겉모양만 갖춘 종교, 곧 일정한 틀 안에서 외형적인 의무들을 점잖고 질서 있게 수행하는 종교입니다.여기에 올바른 신학 체계(정통 교리)나 약간의 이교도적 도덕성까지 더한다 해도 “너는 종교에 너무 심취해서 미쳤구나”라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마음의 종교를 추구하고 “성령 안에서의 의와 평화와 기쁨”..
너의 이름은 아닐라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서 학교 정문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총총 걸어갔다. 브래드포드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리즈라는 예쁜 도시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첫 주말을 맞아 구경을 갈 참이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이라 주말이었는데도 거리는 한산했다. 늦여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영국의 스산한 날씨 때문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아침이었다.근데 한참을 기다려도 기차역까지 가는 버스는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혹시 주말에는 버스가 다니질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초조해질 때 즈음 보랏빛 실크 사리(전통의상)를 곱게 차려입은, 얼굴은 더 고운 여성이 정류장 쪽으로 걸어오더니 내 옆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반가운 마음에 "기차역에 가는 버스를 한참 기다렸는데 혹시 언제 오는지 아나요?"라고 묻자 ..
트리하우스 카페"미리암,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조그만 카페 가 본 적 있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을 나오는 길에 절친 뮤게가 물었다."학교 앞에 카페가 있어?""나도 어제 처음 가봤는데 수프가 끝내 줘.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곳이래. 같이 가서 점심 먹을래?""이따 저녁에 가는 건 어때? 나 도서관에 들려야 하거든.""아, 진짜? 근데 카페가 점심시간에만 운영을 해. 가까우니까 후딱 먹고 가면 안 될까?"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거절할 수 없어 뮤게를 따라나섰다. 카페는 실제로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는데 벽돌로 지어진 자그마한 크기의 건물이었다. 입구 오른쪽으로 나무 그림과 함께 "Treehouse Cafe"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다.하얀색으로 칠해진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탄성이 절로 나왔..
나빌라브래드포드 대학에서는 일 년에 한 번 International Day라는 행사가 열린다.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학생들이 유학을 오다 보니 각자의 문화를 알리고 서로 배우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목적인 듯했다.학생들은 저마다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혹은 공수해 온 공예품을 전시해 보여주거나 전통 음식을 만들어 와서 팔기도 했다.천천히 둘러보는데 원형 모양의 예쁜 가죽 가방이 눈에 띄어 잠시 걸음을 멈췄다.화려한 자수가 놓인 자주색 비단옷을 입고 매대 옆에 서 있던 여성이 한 번 매 보라고 가방을 들어 내게 건네주었다. 매 보니 예쁘긴 했지만 크기가 좀 커서 마치 북을 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어떠냐고 물어보길래 느낀 바를 솔직히 말했더니 본인이 봐도 그래 보였는지 웃음을 터뜨렸다.통성명을..
토히드 교수님 "히익! 보고서에 참고문헌이 130개야? 도대체 이걸 언제 다 읽은 거야?""이 정도는 기본이지, 미리암. 하하"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토히드는 방글라데시 출신이었는데 학우들 사이에선 교수님이라고 불렸다.닥카(Dahka) 대학에서 교수로 이미 10년을 재직하고 유학을 온 친구여서 그렇기도 했지만 기말 보고서를 석사논문 수준으로 작성해 버리는 넘사벽 실력과 성실함 때문이기도 했다. 토히드는 그의 조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는데 방글라데시가 1971년 독립한 시점에서 더 이상의 발전 없이 정체되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토히드의 말에 따르면 독립 영웅이었던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Sheikh Mujibur Rahman)이 국부로 추대를 받으면서 그의 딸이자 (당시) 총리인 셰이크 하시나의 반민..
오늘의 말씀은 시편 32편 8절"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가야 할 길을 내가 너에게 지시하고 가르쳐 주마. 너를 눈여겨보며 너의 조언자가 되어 주겠다." Our daily bread를 오디오로 들으면 기도까지 해주는데 내용이 아래와 같았다 (3분경).When we sense you leading us into unknown territory, would you please help us trust in you willingly, knowing that you will always with us and you know what's best for us.(주님께서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이끄심을 느낄 때 당신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아신다는 것을 기억하며 기꺼이 당신..